http://cafe.naver.com/mastergiven/221

근래에 읽었던 글중 가장 미국의 차량문화를 잘 설명해준것 같다.


미국의 교통문화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에 와서 실제로 살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어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는 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다인종, 다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이므로 "미국이 어떻다." "미국사람이 어떻다."라고 간단히 말하는 것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글에서 미국의 교통문화라고 제목은 붙여 놓았지만 보다 엄밀하게는 내가 거주하고 활동하고 있는 인근 지역의 교통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우선 미국의 운전습관은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미국인에게 건네면 그들은 자신들의 운전습관을 "권리운전"이라는 말로 간단히 달리 표현한다. 녹색등 신호를 받고 직진 하게 되거나 교차로에서 간선도로에 해당하여 우선권을 갖고 주행을 하게 될 때는 좌우에 혹시 다른 차가 튀어 나오지 않나 조심스럽게 살피기보다는 그저 앞만 보고 소신대로 힘차게 운전을 해 버린다. 즉, 방어운전의 개념이 약한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때론 규칙을 어기기는 하지만 언제 튀어 나올지 모르는 상대방을 주시 하면서 운전을 하는 편이라 오히려 덜 위험한 편이 아닐까 싶다. 고속도로에서의 추월도 상당히 화끈하다. 추월하고자 하는 차의 바짝 뒤까지 차를 갖다 붙이고는 갑자기 휘 추월을 한 후 즉시 추월한 차의 앞으로 차선을 변경하여 달린다. 뒤에 바짝 붙어 오는 것도 아주 보통 기술이 아니지만(당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위협적이라 우리나라 같으면 시비 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내가 급하니 좀 비켜 달라"는 의사표시라고 한다.) 순식간에 차선을 변경해가는 운전솜씨는 혀를 내 두를 만하다. 이거 혹시 문제가 될 발언인지 모르지만 그런 운전자들 대부분 젊은 백인여성들이다. 미국의 차들은 대개 차체가 넓어서 안전성이 좋고 배기량도 커서 순발력이 뛰어나다. 아마 그러한 자동차의 성능이 그런 운전습관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주말이면 수시로 추돌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로 길이 밀리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게 되는 곳이 이곳이다.


빨간 신호등은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빨간 신호동에서 차를 진행시키는 자동차를 거의 보지 못했다. 차가 전혀 없는 이른 새벽에도 빨간 신호등 앞에서 그대로 서있다. 그렇지만 노란 신호등에서는 대부분 진행을 한다. 한국과 달리 대부분 좌회전이 비보호 좌회전으로 되어 있어 교통량이 많은 통근시간에는 직진 차량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결국 황색등으로 바뀔 때나 되어야 좌회전할 수 있는 상황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처음 오게 되면 좌회전 때문에 애를 먹게 되는데 직진 차량에 양보하다가 보면 좌회전 찬스를 놓쳐서 몇 번의 신호를 더 기다려야 된다.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뒤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가 빨리 좌회전하라고 미국인 특유의 제스쳐를 써가면서 빵빵거리며 재촉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 명심할 것은 직진해 오는 차량을 잘 피해서 확실히 안전하게 좌회전 할 자신 없으면 아무리 뒤에서 압박을 해도 꿋꿋이 기다리라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주재원들과 갓 정착한 동표 들이 직진차량에게 험하게 들이 받히고도 가해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지는 곳이 바로 말 그대로 이곳 비보호 좌회전 구역이기 때문이다. 미국 운전자의 권리운전(내가 볼 때는 공격운전) 성향 때문에 직진차량은 비보호 좌회전하고 있는 차량에 대해서 미리 대비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해서 들이받는 경향이 많다.


스톱 사인과 도로 바닥의 진행방향 사인을 잘 지키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톱 사인에서 속도를 서서히 줄이다가 진행하는 다른 차량이 없으면 다시 속도를 내고 지나가면 되는데 이곳에서는 풀 스톱(Full Stop)이라고 하여 차를 완전히 정차하고 진행하는 다른 차량을 살핀 후에 출발하여야 한다. 재수 없으면 스톱 사인에서 적당히 속도를 줄였다가 바로 다시 출발하다가 어디선가 숨어 있다가 쫓아온 경찰에게 딱지를 떼이게 되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도로 바닥의 사인은 대개 Left Only, Right Only 등으로 표기되는데 이를 어기는 차량이 별로 없다. 심지어 대형 쇼핑몰의 텅 빈 주차장에서도 도로에 표시된 방향을 따라 진행하면서 차를 주차하는 우리가 보기엔 갑갑한 차들도 많다.


교통경찰의 단속은 원칙적으로 함정단속이다. 내가 통근하는 길은 커다란 나무들과 숲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파크 웨이라 불리는 도로인데 바로 그 숲속에 경찰차가 숨어 있다. 거의 매일 아침 과속으로 경찰에게 딱지를 떼이는 운전자를 볼 수 있다. 보통은 제한속도보다 10 마일 이내로 초과하여 달리면 무방한 듯 보이는데 확실치는 않고 다른 차들 보다 유난히 빨리 달리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 대신에 이곳은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속 카메라는 거의 없다. 경찰차와 앰뷸런스의 권위가 대단해서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면 아무리 좁고 막히는 길에서도 모든 차들이 즉각 길  모퉁이로 비켜 주어서 신속히 진행하도록 협조하여 준다. 안전벨트에 대한 단속은 매우 엄격한 편으로 한국처럼 진행차량을 모두 세우고 안전벨트를 검사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음주운전을 그런 식으로 검사하는 것은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다만,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플러싱 지역에는 추석이나 설날 같은 한국 명절에 경찰차들이 골목에 대기하고 있다가 의심이 가는 차량을 개별적으로 정지시켜서 음주운전 여부를 테스트하는 적은 수시로 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의 교통문화를 나름대로 요약 표현해본다면 한국은 적당준수 대신 방어운전이고 미국은 철저준수 대신 공격운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혹자는 법 준수가 철저한 미국이 한국보다 교통선진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은 단속이 심한 몇 가지 법규만 준수하고는 다른 운전자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자신의 권리밖에 모르는 단세포 동물이라고 혹평하는 경우도 있다. 운전자에게 있어서는 어느 교통문화가 더 우수한 것이냐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운전자는 자신이 운전하는 지역에서 어떻게 운전하는 것이 나와 남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으며 또한, 불필요한 접촉사고와 범칙금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느냐에 자신의 운전습관을 맞추어 나가는 보다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http://cafe.naver.com/mastergiven/221

by 개발자가 되자! 2014. 3. 31. 16:31